그렇게 서두르더니 결국 일이 터졌다. 북핵 위협에 대비한다며 도입한 주한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28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10억달러에 이르는 사드 배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말을 느닷없이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틀 새 두 번이나 똑같은 말을 한 것을 보면 결코 헛말은 아닌 것 같다. 일종의 ‘사드 청구서’다, 그것도 1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우리 모두는 사드와 관련해 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사드 배치와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전적으로 미국이 책임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양국간 합의사항이라고 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더니 그저 어안이 벙벙하다. 정부가 좀 서두른다 싶었지만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노골화되고 있고 ‘공짜(?)’라는 말에 그냥 모른 척 하자는 것이 국민들 대부분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난데없는 거액의 청구서가 날라든 것이다. 왠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 정부와 미국 중 누굴 원망해야 할지도 판단 불능이다. 서두르다 일을 만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드 문제
‘5월 9일’은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운명을 가름할 매우 중요한 선거가 있는 날이다. 바로 제19대 대통령 선거다. 보통은 추운 겨울 초입에 치러졌던지라 온갖 꽃들이 지천에 피고 신록이 막 시작되는 ‘계절의 여왕’ 5월의 대선(大選)이 왠지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다. 전임 대통령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무려 18가지의 혐의를 받고 영어(囹圄)의 몸이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대선일이 5월이 됐다. 그래서 ‘장미대선’이라고 한다. 장미가 한창 필 시기에 치러지다보니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화창한 봄 날씨 속에서 새 대통령을 뽑는 만큼 무엇보다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촛불 민심으로 탄핵하고 그 후임자를 뽑는데 마음이 편할 리 만무하다. 박 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제 와서 보니 그야말로 구중궁궐(?)에서 세상과는 완전히 담을 쌓고 바깥일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을 하긴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오히려 비선(秘線)을 즐겼다. ‘비선실세’ 최순실은 박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비선 인물이다. 국정농단을 주도한 인물 아닌가. 탄핵과 파면
전 국민에게 충격적인 안타까움과 슬픔을 안겨줬던 세월호가 침몰된 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것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흐른 긴 세월이다. 결코 되새기고 싶지 않은 참사이지만 우리 모두가 세월호를 기억 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시신조차 확인하지 못한 실종자 9명 때문이다. 생사 확인이야 오랜 세월 탓에 새삼 거론할 문제는 아니지만 실종자의 유해를 거두지 못한 아픔 때문에 유가족은 물론 온 국민이 전남 진도군 앞바다인 맹골수도를 떠나지 못한 것이다. 44m 깊은 바다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 세월호 선체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실종자 유해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다. 그래서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에 아예 거처를 마련하고 생업까지 포기한 채 하염없는 기다림을 이어 온 것이다. 이런 여망 때문일까. 세월호가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침몰한지 거의 3년 만이다. ‘2014년 4월16일’. 그날을 생각하면 다시는 보고 싶은 않은 선체이지만 그래도 반가운 것은 한 가닥 걸어볼 수 있는 희망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의 진상이 이번에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겠냐는 기대감인 것이다. 세월호 선체 인양에는 거의 3년이 걸렸다. 불가능한 일인 줄 알았는데 이제
중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있어 매우 가까운 이웃 국가다. 또한 경제적, 정치적으로 미국과 다투는 세계2대 강국(G2)이다. 더군다나 북한의 유일무이한 혈맹 국이기도 해 우리에게는 이래저래 껄끄러운 상대다. 좋든 싫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중국이 ‘사드’ 문제로 단단히 토라졌다. ‘사드’가 경북 성주에 배치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오로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주장을 미국과 함께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지만 이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중국은 사실상 미국이 자국의 영토를 감시하기 위한 의도된 ‘사드’ 배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마도 ‘사드’ 레이더가 감지 할 수 있는 광폭 반경을 의식한 항변이 아닌가 한다. 나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시한폭탄’ 북한을 생각하면 우리로서는 절대 필요한 것이 ‘사드’이지만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여 피로감만 쌓인다.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는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핵심 전력 중 하나로 사거리 3천km급 이하의 단·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고도 40~150km 상공에서 요격해 군 병력과 장비는 물론 인구밀집지역, 핵심시설 등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여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낼 것입니다.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2월25일 가진 제18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한 말이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거대한 포부였다. 그는 우리나라의 첫 여성 대통령인데다 산업화와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서 최초의 부녀 대통령이라는 새 기록의 주인공이다. 아버지 밑에서 대통령의 역할을 배운 만큼 그 누구보다도 국가 최고 지도자의 책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는 국민적 믿음과 열망을 갖고 큰 박수를 받으며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여성인 만큼 국민들 마음을 잘 헤아리고 보듬어 줄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미혼인지라 가족들의 비리 또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잘 차단할 것으로 믿었다. 이런 믿음은 그의 임기 4년만에 물거품이 됐다. 탄핵으로 헌정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이 그에게 더해졌다. 결국 국민행복이 아닌 ‘불행시대’를 만든 실패한 대통령이 된 것이다. ‘2017년 3월 10일’은 이제 우리에게 역사적인 날이 됐다. 헌법재판소가 국가의 미래가 걸린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빚어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놓고 극심한 진영 간 갈등구조가 형성됐다.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과 이를 반대하는 ‘태극기’라는 진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금의 이런 진영 간 갈등은 마치 해방 직후 신탁통치 문제를 놓고 우리 민족이 ‘친탁’과 ‘반탁’으로 갈라졌던 70년 전 상황과 똑같다. 당시 신탁통치 찬·반 운동은 나라의 주권이 걸린 문제였다. 그래서 구국 운동이나 다름없었다. 국운을 건 치열한 갈등에다 좌·우익의 이념까지 가세하면서 결국에는 국가를 남북으로 두 동강 내고 말았다. 국가의 운명을 놓고 벌인 대립이었지만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분단국가라는 숙명을 만든 셈이다. 분열과 갈등의 종착점이 어디인지를 잘 보여준 역사적 교훈이다. 지금은 어떤가.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사실상 지목된 박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친탁’과 ‘반탁’이 아닌 ‘찬탄(贊彈)’과 ‘반탄(反彈)’ 운동으로 갈렸다. 진영 간 극심한 갈등은 매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국’과 같은 어떠한 명분도 찾아 볼 수 없는 이상한 싸움이다. 그저 대통령의 잘잘못이 ‘있다, 없다’를 놓고 죽기 살기로 싸운다. 양 진영의 다툼으로 결코 승부를 가릴 수 없는 무
정치판에서나 간혹 쓰이던 ‘국정농단’이라는 말이 세간의 화두로 등장했다. 농단(壟斷)은 맹자(孟子)의 공손추(公孫丑) 하 편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해 이익이나 권력을 독점하는 것을 비유해 쓴 말 아닌가. 이 말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분명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누군가가 끼어들어 전횡을 일삼다 발각이라도 됐다는 말이다.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렵고 믿어지지가 않지만 엄연한 현실 상황이다. 그것도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는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 현장에서 버젓이 일어난 일이다. 이 때문에 전 국민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허탈감을 넘어 분노로 들끓고 있다. 아침마다 신문의 톱기사 자리에 자랑스럽게(?) 오르고 있는 ‘최순실’이 바로 국정농단의 주인공이다. 처음에는 한 개인의 일탈인 스캔들 정도로만 생각했다. 의혹이 양파껍질처럼 연이어 터져 나와 ‘최순실 의혹’이 되더니 이제는 ‘최순실 게이트’로 확대됐다. 경악할 일이다. 대통령의 권세를 등에 업고 위세를 떨친 전형적인 호가호위(狐假虎威)이자 권력형 비리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누가 여우이고 누가 호랑이인지 분간이 안 된다. 최순실의 위세가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을 넘은 흔적까지 보인다.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이라는 한 사람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최순실은 20대 국회의 국정감사 때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야당 국회의원 입에 단골로 올랐던 인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화여자대학교 학내 갈등의 중심에 또다시 등장했다. 그의 딸이 다니는 대학교다. 자식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교 일로 엄마가 등장해 문제를 일으키면 그것은 바로 ‘치맛바람’이다. 초중고교도 아닌데 대학에서 웬 ‘치맛바람’일까 하겠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문 여자대학인 이화여대가 엄청난 ‘치맛바람’에 그야말로 초토화 됐다. 교수와 학생들이 학교의 명예와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들고 일어났고 최경희 총장은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130년간 쌓아 온 이화여대의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판이다.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언론이 지금까지 보도한 의혹들을 보면 승마 선수인 최순실 씨의 딸은 여러 가지 편법을 등에 업고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대생이 됐다. 이화여대는 체육특기자 특례 입학 대상 종목에 지금까지 없었던 승마를 갑자기 포함시키는 배려를 했다. 수시 원서 접수 마감일을 지나 획득한 최 씨 딸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소급해 수시 전형에 반영하는 은덕(?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 줄로 자신의 몸을 스스로 옭아 묶는다는 뜻이다. 자신의 그릇된 말이나 행동이 결국에 자신에게 화(禍)가 돼 돌아올 때 쓰는 말이다. 최근 정치권을 부쩍 달구고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에 연루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딱 이 꼴이다. 경제단체의 본분을 잊은 채 엉뚱한 짓을 저지르다 여론의 뭇매를 신나게 맞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기업들이 주요 회원인지라 안팎으로 녹록하지 않은 대내외의 경영 환경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를 놓고 밤새 고민하며 토론해도 시원찮을 판에 난데없는 ‘존재의 이유’ 논란 속에 휩싸인 것이다. 전경련 해체압박까지 받고 있으니 말이다. 전경련을 옭아매고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은 말 그대로 아직은 의혹에 불과하다. 그러나 의혹으로만 넘기기에는 정황들이 너무나 구체적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실체를 알고 있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것도 전경련 주도로 내로라는 대기업들이 갹출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아예 금시초문이었다. 혹시 닥칠지 모를 극심한 불경기에 대비해 사내 유보금을 쌓아놓는 등 노심초사(勞心焦思)하고 있는 기업들이 무엇
‘밀당’이라는 말이 있다. ‘밀고 당긴다’의 줄인 말로 사랑하는 연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심리 싸움을 의미한다. 잘해 주다가 못해 주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다소 의도된 행동이면서도 연인 간 더욱 성숙된 사랑을 얻어 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목표하는 바는 다소 다를지 모르나 노사간 협상장에서도 이런 ‘밀당’은 있다. 사측과 노조는 상대에게서 최대한 얻어낼 것은 얻어내야 하겠지만 때로는 밀리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당길 줄을 알아야 접점을 찾고 타결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밀고 당기기가 힘을 균형을 잃고 의도치 않은 쏠림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파업’과 ‘직장폐쇄’라는 극단적 결과를 낳는다. 최근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동계와 사측간의 ‘밀당’이 심상찮다. 금융노조와 철도, 보건 등 공공부문이 성과연봉제의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 투쟁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가 올 초 발표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에서 30개 공기업은 6월까지, 90개 준정부기관은 올 연말까지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하도록 한 권고가 빌미가 됐다. 말이 권고이지 사실상 명령이나 다름없다. 이를 어긴 공기업에 대해서는 총인건비 동결과 같은 정부 차원의 불이익을 주겠다
2016년 9월28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의 첫 고동을 울린 날이다.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법인데다 숱한 논란의 담금질까지 당한 끝에 탄생한 만큼 시행이라는 첫 발의 역사적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검은 돈’의 뿌리를 뽑아낸 금융실명제에 버금가는 엄청난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더욱이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 중에 최상위로 분류되는 공직사회의 고질적 부정부패를 걷어내기 위한 것이니 국민적 관심과 기대는 남다르다 하겠다. ‘클린 코리아’를 향한 진일보다.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과 폐습을 근본적으로 갈아엎을 기회를 맞았다. ‘김영란법’ 탄생의 배경은 2002년 부패방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공직자의 부패와 비리가 끊이질 않으면서 비롯됐다. 이런 배경의 결정타는 2010년 ‘스폰서 검사’와 2011년 ‘벤츠 여검사’ 사건이다. 향응과 금품 수수에도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 김영란법 입법의 불쏘시개가 됐다. 별도의 법 제정에 대한 여론이 들끓은 것은 당연하다. 검찰이 제식구를 구하기 위해 내세운 ‘직무 관련성’이 오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청정지역이다. 겨울에도 거의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따뜻한 기후, 한라산, 성산 일출봉 뿐 아니라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화산섬과 용암동굴, 비취빛 바다 등 다양한 자연 관광자원으로 모든 한국민의 자랑이자 늘 가고 싶어 하는 지역이다. 제주 하면 도둑과 거지, 대문이 없는 이른바 ‘3무(無)의 섬’으로 사람 살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이 뿐 아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에는 1순위 신혼여행지였고 육지와 다른 독특한 생활문화로 마치 이국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니던가. 중국인들에게는 그들의 선조인 진나라의 방사 서복(徐福)이라는 사람이 진시황의 명에 따라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들렸다는 설화가 깃든 곳이기도 하다. 감성 풍부한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환상의 섬이 제주이다. 그래서 ‘다시 찾고 싶은 제주’라는 말을 듣는다. 이런 제주가 영원히 지켜졌으면 했던 청정 이미지를 잃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근 부쩍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강력 범죄 때문이다. 성당에서 기도하던 60대 여성이 난데없이 중국인 관광객한테 흉기로 수차례 찔려 살해됐다. 중국인 관광객 8명은 음식점에서 주인과 손님을 폭행하는가 하면 중국인 관광가이드가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을 보면 최상위 포식자인 사자가 큼지막한 ‘누우’ 한마리를 잡으면 주인인 사자 뿐 아니라 여러 동물이 포식한다. 사자가 주인으로서 실컷 배를 채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늘 사자무리 주위에는 사자의 먹이를 노리는 무법자 하이에나가 서성인다. 자신보다 강해 보이면 먹이를 남길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지만 암사자처럼 상대할 만하다 싶으면 떼로 달려들어 먹이를 아예 가로 채기도 한다. 여기서 누가 주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먹이를 두고 오로지 사자와 하이에나의 힘겨루기만 있을 뿐이다. 하이에나 다음은 독수리가 남은 먹이를 깨끗하게 먹어치운다. 이것이 동물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분배의 원칙이다. 그러나 이런 분배에는 암묵적 약속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알아서 빈틈을 노리고 수단껏 쟁취한다. 요즈음 자주 언론에 등장하는 대우조선해양이 꼭 아프리카 초원의 ‘누우’ 꼴이다. 주인이 없는 ‘대우조선 먹이’를 놓고 부패 기득권 세력이 온갖 구실로 난도질을 했다. 만신창이가 됐다. 대우조선은 어떤 기업인가. 대우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2000년에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된 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채권 출자전환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공기업이 됐다.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이 있다. ‘큰 말은 죽지 않는다’는 뜻으로 영어로는 ‘Too big to fail’이다. 경제 개념으로는 규모가 큰 회사는 회사가 망하는 것 자체가 경제 전반에 큰 재앙이 되기 때문에 정부 등이 나서 어떻게든 살릴 수 밖에 없다는 일종의 기대 심리를 일컫는다. 이 말을 너무 믿은 것일까.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결국 벼랑 끝에 몰렸다. 채권단과의 협상이 무산되면서 31일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40년에 가까운 긴 세월동안 쌓아 올린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판이다. 국적 해운사의 운명이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됐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이한 자세로는 대마(大馬)도 죽을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세태다. 한진해운은 어떤 회사인가. 고 조중훈 창업주가 조국을 수송업으로 일으켜 세우겠다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의 경영이념으로 탄생했다. 1977년 국내 첫 컨테이너 전용선사로 출발한 한진해운은 15년 뒤 국적선사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해운업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경영을 독자적으로 맡게 된 고 조수호 회장이 2006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즉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를 위한 지역 선정을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설득과 채찍이 도저히 먹혀들지 않는 북한이라는 예측불허의 집단을 상대해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는 무슨 무기인들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게 있겠는가. 그런데 북한의 핵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나온 방어시스템 가운데 가장 강력한 사드가 꼭 필요하다는데 사드가 들어설 지역은 ‘필요 없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무슨 이유일까.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주민들의 반발이 오히려 갈수록 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마치 반발의 열기가 식기만을 기다리는 듯 후보지 발표 직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렇다 할 적극성이 없어 보인다. 아마도 첫 단추가 잘못 끼어진 듯하다. 정부의 사드배치 지역 선정 과정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논란이 일면 이해가 간다. 사드 논란의 단초는 국방부의 배치 지역 ‘깜짝’ 발표에 있다. 국방부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한 곳은 경북 성주군에 있는 공군의 성산포대 주둔지이다. 군유지인지라 부지 조성과 배치 작업 등에서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지역 선정의 이유